이 소설은 픽션
입니다
.
본 작품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
특정 인물이나 단체 ,종교,
지명, 사건 등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
본 작품은 저작권이 있습니다.
무단 도용시 법적조치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프롤로그
가족 안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상처와 갈등을 그렸다. 그 과정 속에서 고통과 아픔을 겪었던 가족이야기다. 상처 없는 가정은 없다는 말이 있다. 90% 이상의 가정에서 드러내지 않는 상처와 고통의 과정이 세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상처와 아픔을 가진 성인아이로 자랐다. 그리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녀에게 상처와 고통을 물려준다. 자유 소설은 한 아이가 태어나 구성원 안에서 희생자가 되어 자라는 과정과 치유여정을 담았다. 자신의 내면을 깊숙한 곳에 묻고 모습만 성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혜령이 다가온다. 자유는 모습만 어른이 된 혜령과 함께 치유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회복과 치유를 담은 성장 소설이다. 자, 이제 혜령과 함께 자유를 향해 떠나보자. 진정한 자유가 당신과 혜령에게 찾아올 것이다.
자유
자유
16. 언니가 우리 교회 안 다녀서 그래
16. 언니가 우리 교회 안 다녀서 그래.
로스쿨 입시를 위한 첫 시험을 봤던 해, 혜령이 스물네 살이 되었다.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시험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자격증을 위한 시험료와 입학시험을 위한 시험료를 벌어야했다. 고됐지만 혜령은 매일 매일 가슴이 부풀어 아픈 줄도 몰랐다.
‘그래, 언젠가 내 인생도 달라지는 날이 올 거야.’
혜령은 몸이 힘들어도, 꿈을 위해 견뎠다. 혜령이 이사를 하는 사이, 엄마 목사님은 서울에서 목회를 하게 되셨고, 서울로 올라가셨다. 혜령은 엄마 목사님과 떨어지자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짐들을 채 풀지 못한 새로운 방에서 혜령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이대로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지. 내가 죽더라도 아마 먼저 발견하는 사람은 집 주인일거야.. 죽지 말자. 살아남아야 해.’
짐을 모두 정리한 후, 혜령은 아침 스터디를 위해 도서관에 나가고, 주말에는 일을 했다. 가끔, 산돌이 선물 같이 혜령의 통장으로 돈을 넣어줬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무슨 일이든 벌어졌다. 성철엄마의 전화를 시작으로 주변은 소음으로 정신없어졌다.
“그 미친놈이 집 앞 마트에 파는 수박을 전부 깨버렸어. 이거 어떡할거야. 경찰서
가야하는데 니가 갔다 와. 그리고 니 아빠니까. 니가 다 물어주라고.”
산돌은 매일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신 날이면 사람을 치든, 물건을 치든 어김없이 일을 치러냈다. 혜령은 산돌이 입힌 피해를 위해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술기운이 빠진 다음 날이면 산돌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새색시처럼 수줍게 혜령을 보며 웃어 보였다. 혜령의 주변 상황이 정리되어 갈 즈음, 경희가 혜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밥 한번 먹자. 동생이 살게.”
“나 일이 있어서.. 괜찮아.. 니가 돈이 어딨다고. 너 맛있는 거 사먹어. 나중에 내가 자리 잡으면 같이 밥 먹게.”
“아니야, 하나뿐인 가족인데, 우리 둘이 잘 지내야지. 밥 한번 먹게. 민토 알지?
거기로 와.”
경희를 만나러 가는 날, 왠 행운일까 혜령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약속 장소,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작은 방으로 칸이 나누어진 카페 같은 밥집이었다. 문을 열자 말씀을 가르쳐줬던 남자 전도사님과 눈이 마주친다. 그 옆으로 경희가 앉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언니 여기야 여기. 여기 앉아.”
“안녕하세요. 자매님. 잘 지내셨죠? 두 분이 만난다기에 오랜만에 인사도 할 겸
나왔습니다. 너무 반갑네요.”
“네 안녕하세요.”
경희의 양쪽 입 꼬리가 한껏 끌어올려져있다. 혜령은 경희를 보며 불편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언니, 이 스파게티 좋아하잖아. 전도사님이 사주신대. 맛있는 거 먹어.”
그 이후에도 경희는 둘이 만나자 하고선 누군가를 동행 해 혜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나 뿐인 가족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혜령은 실감해 갔다.
혜령이 25살이 되던 해, 경희는 갈 곳이 없다며 혜령의 집에 들어왔다. 혜령은 경희를 막지 못했다. 혜령이 받아주지 않으면 밖에서 자야한다는 경희의 말에 혜령은 경희를 들였다. 간단한 짐과 옷들을 챙겨들고 경희가 들어왔다.
“몇 달만 있을게. 잠깐만 받아주라. 계약이 끝나서 갈 데가 없어. 짐은 몇 개 안 돼. 다른 사람 줬거든. 언니가 안 받아주면 나 밖에서 자야해.”
‘그래, 살면 얼마나 같이 살겠어. 같이 살면서 좋은 기억 많이 가지면 좋지.’
혜령과 경희는 함께 살기 시작했다. 경희는 매일 새벽 일어나 교회에 나갔다. 경희의 열심을 보면서 혜령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루 종일 무얼 하는지 경희는 새벽이 되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새벽 5시가 되면 밖으로 나갔다. 경희가 피곤해 나가지 못하는 날은 교회 친구들이 찾아와 경희를 깨웠다. 경희의 알람은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5분마다 울렸음에도, 지친 경희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 덕분에 경희를 교회에 데리고 가기 위해 친구들이 옆집과 아랫집으로 이사를 왔다. 매일 알람이 울리고, 친구들이 문을 두드렸다. 그럼에도 경희는 이불로 파고들었다.
피곤한 얼굴과 목소리로 귀가한 경희는 자주 늦은 새벽까지 텔레비전을 봤다. 덕분에 경희의 아침은 전쟁과 같았다. 나가지 않으면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으로 벌벌 떠는 날이 많았고, 피곤에 절어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질렀다. 경희는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음이 얼굴에서 확연히 보였고, 몸은 점점 더 말라갔다.
“좀 일어나던가, 아니면 교회 일을 좀 줄이던가 해. 나도 너무 피곤해. 공부도 해야 하고, 너무 힘들어.”
“언니만 생활하는 거 아니야. 언니만 생각하지 말라고.”
“그 말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진짜. 신경질 나게. 이게 아침이랑 밤마다 뭐야.”
경희는 자주 같이 사는 집에 교회 형제, 자매들을 불렀다. 그리고 혜령에게 같이 간식을 먹자며 통닭과 피자를 샀다. 혜령이 늦은 밤 귀가하자, 방에 열명은 되보이는 또래 아이들이 앉아있다.
“언니, 경희 언니는 언니 정말 많이 좋아해요. 언니가 경희 언니 봐서 한번만 훈련 받으면 안되요? 가족이잖아요."
"맞아요. 이거 정말 좋아요. 우리들을 보세요."
경희의 교회 형제들은 가족이라는 말로 혜령을 설득했다. 혜령의 눈빛이 흔들렸다. 혜령은 결국 귀에 문제가 생겼다. 가만히 있어도 알람소리가 들리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병원에 갔다.
“선생님 자고 있는데 새가 막 지져 귀고, 초인종 소리가 계속 들려요. 가끔은 사람
목소리도 들리고요.”
“이명 증상입니다.”
“나을 수 있나요?”
“이게 뇌에서 그렇게 인식하는 거라, 낫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약을 먹으면서 증상을 낮출 수는 있어요. 스트레스와 과로를 조심하세요.”
혜령은 약을 받아들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었다. 그러다 걷던 걸음을 멈추고, 산돌에게 전화를 건다. 혜령과 경희가 같이 산다고 하자 가장 좋아했던 산돌이었다.
‘매일 매일 싸우느니 따로 사는 게 좋겠어.’
잠시 후 산돌이 전화를 받았다.
“아빠, 경희와 더 이상 같이 못 살겠어요. 성격도 안 맞고. 아빠는 세상에 우리
둘 뿐이라 같이 살길 바라셨지만, 저는 더 이상 해낼 자신이 없어요.”
“대체 왜? 둘이 사는 게 뭐가 힘들어? 같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아무튼 이유는 없고요. 그냥 따로 살기로 했어요. 아빠도 그렇게 아셔요.”
혜령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그냥 따로 살기로 했다고 이야기 한 후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산돌은 혜령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질렀다.
“경희가 그러는데, 니 년이 매일 밤 남자를 끌어 들이고, 경희를 집에 못 들어오게 하고 그랬대매. 니가 난잡해서 경희랑 같이 못 사는 거라더만.”
“경희가 그래요? 삼자대면해서 이야기 하자고 해 볼까요? 어이가 없네. 걘 또 시작이네요. 아무튼 경희랑 이야기 하고 다시 전화 드릴게요. 저도 할 말 많아요.”
그 날 밤 혜령은 경희에게 아빠와의 통화 내용을 묻는다.
“대체 왜 그런 이야길 하는데?”
“그럼 뭐라고 해? 이유가 없잖아.”
“이유 많잖아. 그리고 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 건 너 아니냐? 어이가 없네.
미친 소리 좀 하지 말어. 아무튼 너랑 나랑 이렇게 살다간 원수 밖에 더 되겠냐?
그만 하게. 너도 짐 챙겨서 갈 집 알아봐. 나도 이사 갈 집 알아볼게.”
며칠 후, 경희는 짐들을 싸서 친구 집으로 갔다. 경희가 나가자 혜령의 귀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 이후 혜령은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됐다.
한달 후 경희는 병원에 입원했고, 혜령에게 전화를 했다. 병원비를 전도사님이 내주셨다며 병원에 한번 들르라 말하는 경희의 목소리가 약하게 흔들렸다.
“언니 내가 급성폐렴이라 1인실에 있어. 엄청 심해서 한 달은 입원해야 한대. 신장에도 문제가 생겼대. 돈이 없었는데 전도사님이 병원비도 내주고.. 정말 나한테 잘 해주셔.”
“병원 어딘데. 내가 갈게.”
병원 이름과 호실을 듣고, 밤에 혜령은 경희에게 가겠다고 약속한다. 하루 일과를 마친 혜령은 밤 9시 반 즈음 경희의 병원 방향으로 걸었다. 집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병원이었다.
‘경희 병원 들렀다 조금 후에 새벽 예배 가야겠다.’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 하얀 옷을 입은 경희가 누워있다. 많이 아파보이는 경희는 그동안의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터졌다고 했다.
“언른 나아야 교회에 다시 가는데.”
“그 교회는 일할 사람이 대체 너 밖에 없대?”
“언니, 다들 나처럼 이렇게 해. 정말 다들 열심히 신앙 생활해.”
“돈도 안 주고, 넌 거기서 전도산가 뭐라매. 월급도 없고. 게다가 일도 못하게 하고 그것 때문에 너 알바 하고. 알바 한 돈 전부 가져다 내고.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다들 이렇게 살아.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교회에서 전부 먹여줘? 얼마나 신실한데. 이게 진리니까 다들 이렇게 하지. 언니는 진짜가 뭔지 모르잖아.”
경희와 혜령은 대화를 나눴지만 대화는 묘하게 어긋나고 또 어긋났다. 11시를 넘겨가자 경희는 혜령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했다.
“너무 늦어서 여기 좀 있다가 갈게. 집에 가긴 너무 늦었고. 조금 있으면 새벽 예배도 있고. 저기 앉아 있다가 갈게. 그 김에 너도 좀 보고.”
“집에 가. 가라고. 나 혼자 있을 거니까. 좀 가.”
“여기 그냥 있으면 안돼?”
“좀 가라고. 꺼지라고.”
“이렇게 가라할 거면 왜 불렀어?”
“이렇게 늦게 올지 몰랐지.”
“신경 안 쓰이게 저기 멀리 앉아있다 갈게.”
“가. 좀 가라고.”
경희는 돌아누워 혜령에게 차갑게 말한다.
“가 좀. 나 쉬어야 하니까.”
혜령은 눈이 퉁퉁 부어 나온다.
‘저게 동생이면서 맨날 말도 함부로 하고. 지가 불러놓고 가라하고.’
혜령이 천천히 걸어 나와 주변을 살핀다. 택시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였다. 늦은 밤의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혜령은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덕분에 누군가 따라오는 기척을 듣지 못한다. 집으로 가는 길 중간 정도 거리에서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급하게 달려온다.
퍽.퍽.
둔탁한 소리가 머리 위로, 귀로 들려온다. 머리 위로 무엇인가 내려앉는다. 그 순간 혜령은 움직일 수 없다. 뭐지? 움직임이 멈추고 누군가의 손동작이 계속된다.
‘이대로 서 있으면 계속 내려칠 거 같은데..그래 케이스 중에서 이런 게 있었지. 움직일 수 없으면 일단 눕기라도 하자. 가방만 가져가겠지.’
혜령은 가방을 옆에 떨어뜨리고 바닥에 눕는다. 도망가기엔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바닥에 눕자 남자인 듯한 등치를 가진 사람이 혜령의 얼굴을 무엇인가로 가격한다.
퍽퍽.
“시키는 대로 다 할테니까. 말씀 좀 해 주세요.”
아무 말 없이 무거운 무언가로 얼굴을 가격한다. 안경이 깨지고, 이가 나간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엇? 이 사람 나를 죽일 생각인가?’
혜령은 그 순간 하나님을 생각했다.
‘하나님 저 오늘 죽나요?’
그 순간 눈앞에 하애지며 혜령이 바닥에서 튕겨지듯 일으켜진다. 순간적인 반동에 혜령도 놀란다. 일으켜진 혜령이 도로로 뛰어 지나가는 자동차를 잡는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뛰기 전 옆에 가방과 울리는 핸드폰이 보였지만 일단 살고 봐야했다. 발 한쪽에만 신발을 신고, 뒤뚱거리며 뛰는 혜령의 옷이 붉은 피로 젖어있다.
‘이럴 때 가방을 잡다가 머리채를 붙들린다 했어. 뛰자.’
근처 도로에서 차 한대가 멈춘다. 남자 분이 내려 혜령을 살핀다.
“무슨 일이예요?”
“강도를 만났어요. 그 사람이 절 죽이려고 해요. 경찰이랑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경찰에 일단 신고부터하죠.”
“네. 사고 장소에 같이 가주셔요. 거기에 제 부러진 이가 있어요. 안경도 있고요. 핸드폰도..”
사고 장소에 갔지만 혜령의 한쪽 신발과 가방이 사라졌다. 핸드폰만 그 자리에 남아 빛을 내고 있었다. 부러진 이를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잠시 후 구급차가 왔고 혜령이 올라탔다.
“어느 병원으로 가죠?”
“근처에 동생이 있어요. 그 병원에 가요. 동생에게 전화를 할게요.”
뚜 뚜. 통화 연결음.
“경희야, 나 사고 났어.”
“뭔 일이야? 내려갈게. 어딘데?”
“너 입원한 병원 응급실인데 여긴 수술을 못 한다고 큰 병원으로 다시 옮긴대.”
경희가 구급차에 올라탔고, 구급차는 큰 병원으로 이동한다.
“언니가 우리 교회 안 다녀서 그래.”
“이제 얼굴 어떡하지. 얼굴 안 돌아오겠다. 나 이제 어떻게 살아.”
“그니까, 언니가 우리 교회 다녔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병원으로 이동해 내린 카운터에서 의사들이 혜령의 주변으로 모여든다.
“먼저 절개된 머리와 이마부터 꿰매야 할 거 같고.. 눈이 터졌는지 볼게요.”
혜령의 얼굴 위로 차가운 식염수 한통이 부어진다. 얼굴에 붉은 피가 같이 흘러내린다.
“머리 씨티랑 엑스레이부터 찍죠.”
“다행히 뇌출혈은 없네요. 피가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와 다행입니다. 눈알도 안 터졌고.. 엑스레이 상 척추가 머리부터 허리까지 일자로 섰는데.. 이게 왜 이런지 모르겠네. 나중에 이게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잘 치료받으세요. 머리는 일단 다 꿰맸으니까 얼굴 부위는 성형외과로 입 안 쪽 터진 부분은 구강외과에서 해야겠네요.”
혜령은 다음 과로 이동한다. 이동 중 경희는 따라다니며 같은 이야길 반복한다.
“언니가 우리 교회 안 다녀서 그래. 그 사람 아니야? 최근에 언니 근처에 나타났다는 사람.”
“그 사람이 누군데?”
“그 있잖아. 언니가 말한.”
입 안 절개 부위를 꿰매기 위해 구강 외과에 갔고, 얼굴 전면부를 긁어냈다. 그리고 성형외과 수술 방이 나오길 기다리기 위해 응급실 맨 끝 침대에 누웠다. 다른 응급 환자들과 달리 꿰매는 정도의 환자는 경증 환자에 속하기 때문에 최소 24시간은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12시간 이내에만 하시면 흉은 많이 생기지 않을 거예요."
의사는 피부가 최대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얼굴 곳곳에 밴드를 붙여줬다. 혜령이 대기 침대에서 기다리는 동안 최근에 다니기 시작한 교회의 목사님이 오셨다. 그리고 그 교회에서 친해진 언니도 함께 왔다. 그 사이 경희는 병원으로 돌아갔다.
“아이고, 자매님. 어쩌다가.. 하나님이 도와주실 겁니다. 제가 기도하고 도와드리겠습니다.”
목사님의 수소문에 교회의 외과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 방 하나를 열어주셨다.
"자매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이건 제가 드리는 작은 돈이지만, 수술비에 사용하시면 해요."
목사님은 혜령에게 하얀 봉투를 들려주신다. 혜령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다.
“괜찮을 겁니다. 하나님이 모두 도우실 거예요.”
‘언니가 우리 교회 안 다녀서 그래.’ 그 말이 혜령의 귓가에 계속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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