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사랑하기>
열등감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출처 - 나무위키)'이라고 나온다. 남과 비교해서 얻게 되는 무가치하다는 감정이 열등감이기 때문에 세상 누구도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 역시 열등감과 오늘에 이르기까지 깊게 친분을 쌓아왔다. 그래서 열등감이라는 단어가 곱지 않게 친숙하다. 본 적도 없는 옆집의 뛰어난 아들, 딸과 비교당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니 열등감은 나만이 가진 불편함이 아니다. 이 글을 혹시 읽고 있을 누군가에게도 감추고 싶은 열등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열등감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감정이 다채로워진다. 그 이유는 열등감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기 위해, 채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열등감 덕분에 알게 모르게 위험을 피한 경우도 많았다. 오늘의 내가 과거를 돌아보니 나를 불편하게 했었던 열등감이 오히려 나를 지켜낸 경우가 정말 많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열등감이 참 고맙다.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은혜였다는 말이 이해된다. 혼자 잘 살아온 것 같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켜졌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신이 내게 열등감을 너무 많이 주셔서 괴로움과 고통으로 몸무림 칠 때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가졌던 열등감들을 돌아보니, 오히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
열등감은 내게 딱 붙어 나를 이끌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열등감 덕분에 돈에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가난이라는 열등감이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돈이 많은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미워했다. 가난에 대한 열등감이 떠나보내게 만든 인연도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토오루(남편)님을 만났으니 그때의 열등감이 참 고맙다. 가난이 준 부에 대한 열등감은 사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지만, 수차례 지켜줬다.
사람에게 하나님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난을 주신다는 말이 이제 이해된다. 혹자는 하나님이 화가 많으시고(폭력적이고), 고통 주는 걸 좋아하시며, 생명을 경시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성경을 대충 보면 그런 느낌이 들 거다. 나도 처음 구약을 읽었을 때 하나님은 참 무섭고, 용서가 없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성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흐르는 사랑과 은혜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삶을 통해 진짜 사랑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걸 많은 분들이 알게 되면 좋겠지만, 그것도 개개인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도 모두 나를 위해서였다는 걸 이제는 인정하고, 감사한다. 왜냐하면 지난 시간들을 통해 나는 다시는 없을 내면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해 엄청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결코 과거를 털어낼 생각을 하지 않았을(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는 삶을 다하는 날까지 내 발목을 잡고 놔주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마다 은혜에 대한 경험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 역시 개인의 선택이다. 나는 고통과 실패를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결국 모든 것들이 은혜가 됐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열등감이 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것 같아 보이는 사람에게마저 열등감이 있다. 열등감은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없고, 떼어내고 싶다고 해서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열등감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이용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열등감과 어떻게 지낼지 선택을 하면 외면과 내면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주어진 열등감을 굳이 미워할 필요 없이 함께 걷기로 했다.
내게 있는 열등감의 종류를 하나하나 찾아보니 너무 많았다. 너무 많아서 안타까웠고, 살아남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다 생각을 고쳐 먹었다. 생각을 바꿔 나를 바라보니 과거 속에서 이만큼이나 성장하고 살아남은 내가 오히려 자랑스러워졌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내가 너무 멋진 사람이라는 걸 드디어 안다.
오늘도 나는 열등감과 함께 오늘을 걷는다.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라서 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세상에 이렇다 하게 보일 수 있는 건 없지만, 일단 내가 나를 보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무엇이 되건, 되지 않건, 채워졌건, 비워졌건 상관없이 나를 사랑하는 내가 있고, 하나님이 계시고, 토오루(남편)가 있으니 참 충분하고, 충만한 인생이다.
오늘도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열등감들을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더 이상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는다. 내 걸음으로, 내 호흡으로 걷고, 숨 쉬고, 오늘을 산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내가 참 좋다.
#열등감
#열등감사랑하기
#관점바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