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지컬스틸 캣츠아이 발찌 만들기>
24시간 착용해도 피부 문제가 없고(피부 알레르기), 거슬리지 않는 가벼운 디자인으로 발찌를 만들었다. 평소 발찌를 매일 착용하는 편이다. 왼쪽 발 등위에 손바닥 반뼘 만큼의 흉터가 있어서 시선 분산 용도로 발찌 액세서리를 착용한다. 금으로도 착용해 봤는데 금제품들이 예쁜 대신 피부 거슬림이 좀 있다. 얇으면 거슬려서 피부가 따갑고 불편하고, 두꺼우면 노예(?)가 된 기분이 들 것 같아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잃어버리면 피눈물(?)이 나는 것도 덤이니 써지컬스틸로 만들어 잃어버릴 걱정 없이 예쁘게 착용한다. 잃어버리면 새로 만들면 된다는 게 자유함을 준다.
써지컬스틸 재료를 사용해 만들면 착용한 상태로 샤워와 목욕을 할 수 있어 좋다. 원석을 사용하면 몸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해서 여러 가지 재료들로 만든다. 발찌를 만들 때는 팔찌와 다르게 재료들을 덜어낸다. 이유는 이불에 걸리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최대한 부드럽고, 마감이 잘 된 재료들을 사용해 피부가 다치는 일도 없도록 한다.
발등 위 흉은 10살 무렵(만 나이 8살, 음력 12월 생이라 만 나이가 2살 내려간다.) 교통사고로 생겼다. 사고 당시 너무 어려서 원래는 발등 전체를 덮는 흉이었는데, 지금은 발이 커져서 반 사이즈로 줄었다(부푼 풍선 효과). 자라는 내내 발등 위 흉을 누군가 볼까 수치스러워했던 게 생각난다. 뭐, 나이 들고나서야 아무도 내 발등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어릴 때는 어린 마음에 흉이 정말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학교에서 수련회를 갔을 때도 혼자 양말을 벗지 않았다. 남들이 다 잠든 걸 보고서야 양말을 벗었다.
교통사고로 최소 6개월은 걷지 못했다. 거의 1년을 불편하게 보행을 했다. 슬리퍼를 신은 발 위로 자동차 바퀴가 완벽히 지나간 덕분에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장애를 가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발등 위 뼈가 드러날 만큼 피부조직이 전부 날아갔다). 다행히 장애 없이 흉만 얻었다. 대신 엄청나게 투여받은 항생제로 항생제 알레르기를 얻었다.
지금은 샌들도 잘 신고 다니고, 누가 보든 말든 맨발로도 잘 다닌다. 대신 발목에 예쁜 발찌 하나씩은 꼭 하고 다닌다. 사고가 아주 어릴 때 났어도 왼쪽 발목은 항상 오른쪽 발목보다 반응이 좀 느리다. 그래서 화장실 문(방문 포함)에도 찍히고, 가끔 마트 카트에도 크게 베여서 병원에 자주 갔다. 간 김에 파상풍 주사도 맞고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마다 참 왼쪽 발이 안쓰러웠다.
오랜만에 새로운 발찌를 만들어 발목에 걸었다. 튼튼하고 알레르기 없는 발찌 덕분에 기분이 밝아진다. 한참 말라카이트 발찌를 하고 다녔다. 녹색에서 검정으로 바꿨을 뿐인데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 든다. 발목에서 찰랑거리는 느낌을 주려고 넉넉한 길이로 만들었고, 편안함을 위해 디자인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이불 위에서도 걸리는 게 없다. 검정이라 검정 샌들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어릴 때는 참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 어른이 됐다. 어차피 걱정해 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내게 선물하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어차피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걱정한다고 나아지지도 않는다. 걱정과 불안은 잠과 상극이라 삶에서 잠만 빼앗아가고, 건강을 잃게 만드니까 손해만 본다.
지나고 보면 고통과 슬픔도 인생에 추임새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 알았으면 훨씬 좋았겠다 생각되는 것들이 많지만, 어차피 인간은 안다고 해서 선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사람마다 지나야 할 길이 있고, 그 안에서만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과감히 걷기로 했다.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라면 가능한 한 최대치로 얻어낸다라는 마인드로 바꿨다. 인생에서 빼앗겼든, 얻어냈든 마이너스는 없다.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성장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인간은 고통 속에서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을 수 있으니 지나고 보면 고통도 은혜가 된다.
어릴 때 사고 경험 덕분에 길을 걸을 때 주변을 잘 살피는 편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보고 기억한다. 이 부분은 강력부 형사님들도 인정하셨다(경찰이 천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음). 주변 분위기, 사물, 사람, 주변의 대화들, 소리, 냄새 등 많은 것들을 인지하고, 나를 지켜내려고 한다. 그럼에도 닫히려는 문에는 어김없이 찍히고 베이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라며 나를 다독인다. 상대적으로 빠른 손과 반박자씩 느린 왼쪽 발은 가끔 어긋난다. 손은 문을 닫고 발은 닫히는 문보다 반박자 느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베이고, 찍혀 병원에 가야했지만 이제는 자가 치료도 잘한다.
예쁜 발찌를 보니 기분 좋다. 나를 위해 만드는 취미를 가지게 된 건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만드는 즐거움, 착용하는 즐거움, 선물하는 즐거움까지 만족이라는 선물을 가득 받는다. 오늘의 만족과 기쁨을 기록으로 남긴다. 오늘과 내일의 나를 위해 나는 취미생활을 평생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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