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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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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세 가구가 모여 대형 농장을 한 덕분에 우리 집에는 고기가 항상 넘쳐 났다. 그럼에도 소고기는 명절 때만 볼 수 있는 귀한 고기였다. 그래서 어릴 때 나는 소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집에 시집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때도 가끔 먹어서 소고기가 맛있게 느껴졌던 것일 게다. 아마 소고기를 닭과 오리, 돼지만큼 흔하게 먹을 수 있었다면 잘 먹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 나는 아버지께서 채식 주의자라고 생각했다고 하실 만큼 고기를 잘 먹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이 하도 눈치를 줘서였는데 내게 밥 먹는 시간은 참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짜증 나고, 피곤하고, 불쾌한 온갖 감정들을 밥상머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때는 참 식사 시간이 싫었다. 가능하면 밥 먹는 시간을 짧게 줄이는 것이 식사의 가장 큰 목표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음식이더라도 같이 먹는 사람이 중요하다. 같이 먹는 사람이 싫으면 비싼 음식을 먹어도 집에 와서 다 게워낸다. 차라리 간장에 밥만 먹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게 좋다.  

지난 주말 대표 변호사님께서 소고기를 보내 주셨다. 그래서 토오루 님과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대표 변호사님은 가끔.. 이 아니라 아주 자주 맛있고 귀한 것들을 보내 주신다. 정말.. 회사 복지 최고다. 대표 변호사님 덕분에 비싸고 귀한 소고기를 먹었고 참 감사했다.  상자 안에 5팩이 들어있어서 3팩은 구워 먹고, 2팩은 한우를 좋아하시는 토오루 어머니께 보내 드렸다. 어머니도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을 하며 선물과 함께 들려 보냈다.


한점 한점 먹으면서 어릴 때의 수많은 식사 시간을 떠올렸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한우는 참 비싸고 귀한 고기다. 맛은 또 얼마나 좋은지. 채식 주의자가 아니라 참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귀한 고기를 내어준 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고마운 마음도.

토오루 님과 하하 호호 웃으며 한참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예쁘게 구워 서로의 입 안에 넣어주고 한참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귀한 사람과 맛있는 것을 함께 먹으며 살아가는 기쁨이 얼마나 멋진지.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고맙고 사랑하고 귀한 사람과 함께 나눈다.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나는 참 복에 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소고기를 먹었다. 나중에 내 아이에게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 꼭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하루하루의 행복을 선물해 주고 싶다. 일단은 토오루 님과 나를 행복하게 해 줘야지.

음식은 사람에게 다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고,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준다. 소고기를 먹으면서 나는 어릴 때의 불쾌한 식사 기억들을 흘려보냈다. 그때의 기억들이 있어 오늘의 진짜 행복을 알 수 있는 거니까 감사하기로 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대표 변호사님 고마워요. 토오루 고마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 가고 싶다. 이제는 행복을 내게 선물하며 살아갈 거다. 삶이 참 별거 아니면서도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소고기
#한우소고기
#소고기좋아
#귀한사람과귀한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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