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있고, 잘 곳이 있음에 기쁜 하루들>
<감사하기>



[사진 서체 : 네이버 나눔 명조체]
정수기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수돗물에는 여러 불순물과 미세플라스틱이 있기 때문에 쌀도 정수기 물로 씻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쌀을 정수물로 씻지 못했던 이유는, 이전에 사용하던 정수기가 저장형 방식이어서 물이 늘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달, 정수기가 반복적으로 고장을 일으킨 덕분에 코웨이에서 신제품으로 바꿔주셨다. 계약 기간은 그대로 유지하고, 같은 가격에 성능이 더 향상된 직수형 제품으로 교체받았다. 새 정수기에는 나노필터가 들어 있어 미세플라스틱도 걸러준다고 했다.
정수기가 바뀐 후, 양치질도 정수물로 하게 됐다. 물맛이 확연히 달랐다. 쌀을 정수물로 씻어 밥을 짓자, 남편이 “오늘따라 밥맛이 더 좋다.”고 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는 아주 미세한 냄새나 맛을 잘 알아차린다. 마치 미식가처럼, 섬세한 감각으로 작은 변화까지 감지해낸다.
쌀을 씻고 밥을 먹을 때마다, 곳간을 채워주신 시부모님과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공짜로 받은 쌀로 이렇게 오랫동안 밥을 지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나의 집. 따뜻하고, 물이 잘 나오고,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이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도 자주 감사한다. 요즘은 작은 것에 더 감사하며 살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는 마음 덕분에 삶이 훨씬 더 풍성하게 느껴진다.
정수기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요리의 맛이 달라지고, 삶의 결도 조금 더 곱게 변한 것 같다. 이제는 누가 밥솥을 산다고 하면, 꼭 316Ti 스테인리스 밥솥이 들어간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 정수기를 바꾼다면, 직수형에 나노필터가 들어간 제품으로 고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권해줄 사람이 없지만.
세상에는 참 많은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호르몬 교란 물질까지. 그래서 우리 집은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도 유리나 도자기 그릇만 사용한다. 이런 지혜들을 매번 알게 해주시고 피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보호 아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든든하게 만든다.
오늘은 새로 밥을 지었다. 그 밥으로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오징어, 소세지, 참치, 달걀, 애호박, 김치, 그리고 최근 발견해 완성한 특제 양념까지 넣었다. 아직은 남편만 이 맛을 보지만, 언젠가 이 볶음밥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 꼭 자랑할 날이 오겠지.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