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생일 축하해>










[사진 서체 : 네이버 나눔 명조체]
4월 7일은 매년 남편과 함께 보내는 남편의 생일이다. 생일 즈음이 되면 남편 구 가족들이 모여 생일 파티를 하고, 생일 당일에는 보통 나와 둘이 보낸다. 생일이라고 남편 본가 식구들과 민물 장어 집에 가서 장어를 구워 먹고 왔다고 했다. 남편이 장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득 먹고 왔다고 했다. 생일이라 시아버님이 전부 내셨다고 했다(시아버님의 통장이 위험..). 장어 가격을 들으니 보통 집에서 먹는 것보다 2.5배 정도 비싼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이것저것 붙어야 하는 가격이 있을 테니 그런 걸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돈으로 장어를 직접 구입해 구워 먹으면 몇 날 며칠은 먹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장어를 구워 먹고 나와서 시부모님, 시누이 가족, 남편이 함께 유명한 카페에 갔다고 했다. 별거 시킨 것도 없는데 6만 원 선 나왔다는 걸 보고 정말 놀랬다. 요즘 카페는 정말 비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시아버님이 장어를 사주셔서 카페는 남편이 냈다고 했다. 자신이 먹은 음료와 빵을 보여주면서 돈을 많이 냈는데 음료를 절반만 채워주더라는 이야기를 하는 남편의 표정이 참 귀여웠다. 사진과 영상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세심하게 설명해 줬다. 남편은 평소에도 내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많이 해 주기 때문에 듣는 것만으로도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생일 전날 밤에는 남편과 빵 가게에 가서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를 구입했다. 일회용품을 받아오고 싶지 않아서 케이크 상자를 들고 가서 받아왔는데 아르바이트하시는 분이 매우 좋아하지 않으셨다. 케이크 판에서 케이크 상자로 옮기는 작업도 내가 했는데 정말 좋아하지 않으셨다. 담으면서 내가 너무 유난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 친구들은 좀 불친절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구입해왔는데, 집에 와서 남편도 같은 걸 느꼈다고 했다. 다음부터는 그 가게는 가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며 케이크를 냉장고에 넣었다.
생일이 시작되는 12시가 되자마자 케이크를 꺼내 생일 초를 꽂았다. 남편이 벌써 마흔 줄이라니. 우리가 만난 지도 10년을 훌쩍 넘겼고, 처음 만났을 때 20대 후반이었던 남편이 벌써 마흔이 됐다. 그 사이 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 겪어가며 시간을 걸어왔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함께 걸은 시간과 상황들을 거치면서 우리는 더 많이 가까워졌고, 깊어졌다. 같이 울고, 웃는 일들이 참 많았던 우리 삶에 서로가 참 중요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매일 깨달아간다.
이 기록은 남편의 생일을 함께 보내면서 행복했던 기억과 마음을 기록하기 위해 남기는 글이다. 언제든 이 글을 보면 함께 보냈던 이날의 시간과 기억들이 나를 웃게 할 거라는 생각에 행복하다.
남편을 제 삶에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나님.
내가 잘해줄게. 항상. 네 편이 되어줄게. 그리고 너를 나만큼 아껴줄게. 생일 축하해.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