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대한 생각>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과거 기록들을 다시 읽어볼 때 기록하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어제 먹은 점심이 무엇인지, 나눈 대화가 어떤 내용인지 가끔 가물가물 할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기록 덕분에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어제 일어난 일처럼 기억할 수 있다.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어떤 냄새가 났는지 여러 가지 심상들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출처 위키백과사전 : 심상(心象, imagery, mental image)은 상상력에 의하여 마음에 떠오르는 영상이나 정경, 어느 것들에 대해 품는 전반적인 느낌 또는 마음속에 그리는 것이다.)
과거 기록들을 읽을 때 감각들이 깨어나고 내게 소리친다. 같은 일을 반복하지 말자고, 괜찮다고, 다시 할 수 있다고. 숱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일어났던 일들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있다. 시절인연이라고 부를 그때의 인연들도 기록 안에서 만큼은 생생히 살아있다. 붙잡고만 싶었던 시절인연들, 그리고 그 인연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만들어졌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립지만, 결코 그립지 않은 시간들이라는 표현도 이제는 공감이 간다.
기록을 통해 나를 다시 되돌아볼 때 모든 답들이 이미 내 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기록을 하면서, 기록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여러 번 허물을 벗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일기장의 마지막장을 쓰고 다음 일기장으로 시작할 때 내게 고운 친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아주 가까운 곳에, 내 안에 가장 나를 알아주고, 행복하게 해 줄 친구가 있다. 그걸 돌고 돌아 숱한 일들을 반복하면서 깨달았다.
기록을 하면서, 기록을 읽으면서 매일 나를 되돌아본다. 기록 안에 살고 있는 과거 속에 사는 나를 만나고, 이제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 오늘의 나를 만날 때 나도 모르게 뿌듯하다. 대견하고, 고맙고, 또 고맙다. 오늘을 맞이해 줘서, 그 시간들을 견뎌줘서 기특하고, 고맙다.
나도 모르게 기록을 사랑하게 된 건, 오직 나만을 응원하는 유일한 책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기록들을 가득 채우고, 힘들 때, 앞 날이 불안할 때, 답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과거 일기장들을 펼쳐본다. 그리고 빼곡히 비슷한 고민들이 적혀있다는 걸 발견한다. 나를 더 많이 알아갈수록 나와 더 살아가기 편해지고, 내가 더 좋아졌다. 그래서 나는 기록을 하는 것, 기록을 다시 읽는 것이 좋다.
이 기록을 통해 나는 오늘의 나를 응원한다. 오늘을 살자고.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자고. 나는 내 손을 잡고 천천히 오늘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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