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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런 관계 떠나기>



예전에 읽고 너무 좋아서 기억하고 있던 책이다. 고민 고민하다 드디어 구매했다. 이북으로 읽었던 책으로 이 책 덕분에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책장에 꽂아두고 계속 봐야겠다. 오늘부터 다시 읽는다.

'나는 할 만큼 했다! "독이 되는 사람들은 그저 까다롭기만 한 사람들이 아니다. '구제 불능'도 아니다. 단순히 불쾌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독이 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당신을 무너뜨리고 파괴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당신의 열정을 꺾고, 수치심과 죄책감과 좌절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이다.' 책 표지에 적힌 내용이다. 오늘의 나는 이 말들을 절절히 공감한다.

과거의 나는 독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사람은 선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사람이 선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오직 선한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한 존재가 아니다. 선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지, 결코 나는 선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자기 것을 다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일까? 요즘 더 많이 이 질문을 내게 했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스님이 상담자에게 말하시는 것을 많이 공감하면서 내게 한 질문들이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성인(예수님, 성모 마리아 등)에 속한 사람인가, 아니면 바보라고 할 만큼 세상사람들이 보기에 미련한 사람인가. 전자에 속한다면 세상을 이롭고 아름답게 하겠지만, 후자에 속한다면 독이 되는 사람과 함께할수록 정신병과 우울을 갖게 된다. 독이 되는 사람은 상대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성인에 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했고, 그렇게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성인도 아니고, 성인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과거의 나는 독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많은 것들을 내어주고 만족감을 얻었다. 희생과 고통의 크기가 커질수록 하나님께 내가 한 것들에 대한 보상을 바라며 의기양양했던 것도 같다. 내가 이만큼이나 주님을 위해 했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내게 뭔가를 하라고,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내가 빨리 뭔가 해 주는 게 예전엔 더 편했다. 내가 희생하는 것이 가장 작은 것이고, 빠르게 모든 것들을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인내하고 나를 희생시켰다. 결과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내가 한 선택으로 나까지 잃었다. 오늘의 나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경보를 몸이 먼저 주기 때문에 할 수도 없다. 마음이 반응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거북이처럼 느리게 반응하는 마음 덕분에 몸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과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 인간 알레르기, 음식 알레르기 반응 등으로 나를 강제로 멈춘다. 이제는 몸이 기억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것이다(책 참고: 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 베셀 반 데어 콜크).

기독교 서적이었던가. 20대에 봤던 책에서 그런 말이 있었다. 사탄이 그리스도인에게 하는 일은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들의 시간을 뺏는 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해서 그 사람을 아주 간단하게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을 빼앗기 위해 독이 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그 사람의 인생에 파견만 하면 됐다. 특별히 나쁜 사람, 적당히 나쁜 사람, 이기적인 사람들을 끊임없이 그 사람의 인생에 보내면서 그들을 구원하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일이라는 잘못된 사명감을 주면 충분하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에게 단 1년만 제대로 빼앗아도 인간은 아주 쉽게 파괴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일들을 통해 나는 얼마나 인간이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그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은 한 사람을 제대로 세워가신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인생에 부어지는 고통과 고난은 신의 계획 아래 아주 가끔 은혜가 된다. 그러나 신의 은총이 없는 고통과 고난은 인간을 파괴한다. 안타까운 건 대부분 독이 되는 사람들을 통해 겪는 고통은 신의 계획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탄의 계획인 경우가 더 많다.

이 책과 독이 되는 사람들(가족, 친구, 지인)을 통해 오는 고난과 고통이 삶을 얼마나 망가트리는지 알려준 책들을 통해 나는 지난날들을 제대로 정리했다. 그리고 자칭 그리스도 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위험하고 유독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만 희생하면 모든 것이 완전하게, 안전하게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독이 되는 사람들도 인간이 되는 기회를 잃게 했고, 나까지 잃게 만들었다는 걸 이제는 인정한다. 나는 선한 사람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일반인일 뿐이라는 것도 이제는 인정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독한 사람들을 통해 뭔가를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리가 없는데. 나는 내가 특별하다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오늘을 방구석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오히려 매일이 행복하고, 안전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감사한 일인지 매일 깨닫는다. 이젠 유독한 인간들을 주변에 전혀 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몸이 너무 아프니까. 몸은 기억을 세포에 각인시키면서 더 이상 같은 일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과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

[고통스러운 관계 떠나기]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존재해야만 세상이 의미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족도, 친구도 의미 있는 사람들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와 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가장 소중하다.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많은 관계들. 이제는 아웃, 아웃이다. 나는 할 수 없으니 이제 그들을 예수님이 특별히 세상에 내려보내신 성인분들께 맡기려고 한다. 나는 할 수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내게 엄청난 죄책감과 수치심을 줬었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가 나를 돌보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운 오늘을 맞이해서야 나는 그들을 구원하겠다는 환상을 버릴 수 있었다.

나는 정말 할 만큼 했다! 아니, 할 만큼보다 훨씬 더 많이 해서 너무너무 내가 싫었다. 그러나 이제 나를 싫어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그들의 정체를 제대로 보게 해 준 지난 시간들을 감사한다.

오늘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 소중한 책인 만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놓고 봐야겠다. 내게 경각심을 갖게 하면서, 이젠 타인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편다.

하나님, 이 책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이 되는 인간들을 아웃하면서, 그들 때문에 나도 독이 되는 인간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을 산다. 내가 독이 되지 않는 인간이 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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