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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19. 화. AM 8:51.

<감정의 선택>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빼앗기 위해 죄의식과 죄책감, 수치심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날 때면 거울처럼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다 그 마음 때문에 오히려 죄책감이 느껴져서 가만히 서서 마음을 살핀다. 되돌려주고 나면 한동안을 넘어서서 오랫동안 스스로를 힘들게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 일부러 떠 안긴 수치심 덕분에 마음이 엉킨다. 엉킨 마음속에서 한참 헤매다 든 생각 '그걸 왜 네가 정해?'. 그래. 그 사람이 원하는 건 알겠다. 그런데 그걸 왜 상대가 정하고, 나는 그 사람이 떠넘긴 감정에 휘둘려서 그가 원한 그 행동을 선택한 것일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누군가를 탓하는 감정 때문에 마음이 또 엉킨다.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형벌이 누군가를 미워하는 거라는데 그 말을 절실히 느껴간다. 나쁜 놈은 발 뻗고 잘 자고, 잘 먹고, 잘 사는데 미워하는 감정 때문에 오히려 당한 놈은 잘 못 자고, 못 먹고, 건강까지 잃는다. 참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내게 내리는 형벌을 피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감정을 다잡는다. 누군가가 또 미워져서 미운 마음 때문에 몸이 아파지기 전에(이 글도 몸이 아파서 정리를 위해 적는 글이다.) 여기서 그만 감정을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러니까. 그걸 왜 네가 정하냐고.라고 말 한마디라도 했더라면 조금 더 나았을까. 했든, 하지 않았든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상대방이 내게 불쾌한 감정을 떠넘기고 내게 뭔가를 얻어 내려고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을 테니 말이다.

내 감정과 내 시간은 내 것이니까. 상대가 무어라 하든 나를 위해 선택해야지.라고 마음먹으면서  내게 차지하고 있던 그(또는 그녀)의 흔적을 지운다. 그리고 미운 마음도 함께 지우고 그 자리에 오늘을 채운다.

"어제까지는 네가 너무 좋았는데 오늘은 내 마음이 변했어. 그러니까 너도 네 갈 길 가. 나도 내 갈 길 갈 테니까."

마음이 변했다는 표현이 얼마나 나를 가볍게 해 준 말인지 모른다.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내게 허락하는 일이 참 힘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가볍게 변한 마음을 허락하자, 참 자유가 뭔지 알게 됐다.

마음이 변해서 이젠 예전 같지 않아. 그러고 싶지 않아 졌거든. 그냥 오늘 내 감정이 그래.라고. 내게 가벼운 마음을 허락해 본다. 대신 누굴 미워하는 마음 만은 나를 위해 허락하지 않기로 하고.

#그걸왜니가정해
#내삶의선장은나
#온전히나로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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